알달해
2024-08-12
(8.12) 매일 새로이, 그리고 함께
아기 126일차. 엊그제 스스로 뒤집기를 하더니 그 뒤로 하루에 세네 번씩 오늘은 틈나는 대로 토해 가며 뒤집기 연습을 한다. 지지난주엔 사람을 보고 웃기 시작하더니 지난주부터는 짜증을 낸다. 이제는 감정 표현이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 같고 상호 교류가 되는 기분이다. 조금 전엔 피곤했는지 자다가 잠꼬대로 혼자 잔뜩 짜증을 내다 다시 잠이 들었다. 남편과 마주보고 이게 무슨 소리야 하다가 남편이 도망치듯 산책을 가겠다기에 우스갯소리로 아기가 새로 태어난 것 같다고 했다.
오늘은 셋이 외출해 아기침대를 주문하고 왔다. 50만원 정도의 아기용 단단한 매트리스를 사려고 갔는데 막상 90만원 짜리 제품과 비교하기 위해 누웠더니 '그래도 우리 딸랑구 편한 데서 잘 자면 좋을텐데...' 하는 마음에 욕심이 났다. 남편이 반대할 줄 알았는데 다행히 생각한 예산을 초과하진 않았다며 원하는 걸 사자고 했다. 남편은 굳이 비싼걸 사길 원하진 않을텐데 고맙게도 마지막엔 꼭 내 의견에 맞추어준다.
잠들지 않은 아기와 처음으로 식당에 가서 식사도 했다. 중간에 아기가 더웠는지 칭얼거려 결국 안고 밥을 먹어야 했지만 남편이 생선살을 다 발라주어 오랜만에 아구찜을 실컷 먹고 왔다.
요즘 남편과 별거 아닌 일로 자주 다툰다. 싸움의 원인이 남편의 한 잔 술 때문인지 나의 돌아오지 않는 컨디션 때문인지. 남편의 사소한 장난에 내가 발끈하는 걸 보면 둘 다 때문인가보다.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사과해주는 남편 덕분에 기분은 다 풀렸다. 싸워서 툴툴거리면서도 화남의 표현이라는게 토요일 출근이고, 한의원에서 침 맞고 돌아오는 나를 아기띠 메고 마중 나오는 남편. (나도 화해의 표현으로 남편이 좋아하는 자두를 사들고 오긴 했다!)
살아온 환경이 달라 생각도 가치관도 표현법도 다르지만 희한하게 감정적인 건 비슷해 힘들 때면 유난히 자주 다투게 되는 것 같다. 힘들 때 서로 조심하면 되겠다 싶지만 그게 쉽지 않다. 그래도 이제는 잘 화해하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는 것 같다. 그러다보면 언젠간 다투다 말고 웃으며 넘어갈 수 있는 날도 오겠지. 괜히 밉다가도 보고싶고 고맙고 사랑스러운 하나뿐인 내 반쪽. 사랑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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